시
교직절환
쩌모
2013. 9. 20. 07:54
교직절환
직류 1500볼트로 가든
교류 3000볼트로 가든
그건 내가 알 바 아니다
시원하게 또는 따뜻하게
가기만 하면 나는 족하다
청량리역 입구
휙 스쳐가는 차창가 밖에
교직절환이란 팻말이 붙어 있다
이 구간 들어서면서 탁 전기가 나가고
비상형광등만 희미한 채 관성으로 달린다
찌잉 다시 전기가 들어올 때까지
몇백 미터를 지나면서 나는 꿈꾼다
나도 전기를 다 끊고
관성으로만 달렸으면 좋겠다
먹고 자고 만나고 웃고 울고
보고 놀고 자지러지고 또 먹고 자고
교직절환 팻말이야 기관사 너나 보아라
스위치를 조작하든 방귀를 끼든 그건 네 몫이고
나는 관성의 힘으로 아무 생각없이 흐르고 싶다
알면 뭣 하랴
모른들 어떠리
내가 교직절환을 알아도 몰라도 아무 상관없듯
나도 좀 제발 그렇게 살고 싶다
관성으로 굴러가는 전동차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