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돌다리
쩌모
2013. 9. 21. 08:12
돌다리
옛날부터 그랬지
돌다리도 두드려 건너라고
돌다리도 무너질 수 있다는 말인데
그래서야 어찌 섶다리는 건널까
한길 사람 맘속을 몰라
또 이 새벽 머리칼 허옇게 세는데
두드려본다고 알 수 없듯이
맘속 알아야 그때는 이미 물건너 간 것
되돌아 갈 수 없는 다리 중간에 서서
왔던 길을 되돌아본다
너에게 건너지 말라는 사람도 없었듯이
나에게도 건너야 한다는 사람도 없었다
거기 다리가 그렇게 있어서 건너듯
너를 만난 것 그것은
그렇게 건너던 다리 중간에서였다
시작이 다르듯 갈 곳도 다른 것
좁은 다리 위에서 얼마나 사랑을 하랴
이유도 모른 채 건너는 다리처럼
우리 이제 또 이유를 물으랴
나도 건넜으니 좋고
너도 건넜으면 좋은 것
다리는 건너는데 의미가 있으니
돌다리면 어쩌고 섶다린들 어쩌랴
너는 동쪽으로 그렇게
나는 또 서쪽으로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