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메스꺼움
쩌모
2013. 9. 24. 06:52
메스꺼움
연탄가스를 설 마시고
방문을 박차고 나가
땅바닥에 누워 웩웩
헛구역질을 해댔다
울릉도 갈 때 흔들리는 뱃전에 늘어져
나오는 것 없어도 연신
웩웩 다 토했다
깡술을 퍼마시고
술이 깨지도 취하지도 못하고
노랑 쓴물이 나오도록
또 다 토했다
메스껍다는 것은
더러운 것을 보았거나
위급함을 알리는 신체방어본능이나
귓속의 평형기관이 흔들릴 때나
음식을 잘못 먹었을 때에
몸이 받지 않는다는 메시지인 것을
떼거지로 잘못되어 가는
돌이킬 수 없는 세상꼴을 보면서
구역질은커녕 시나브로 물들어 가면서
슬며시 타협하며 즐기는 나를 볼 때
헛기침을 해야 하나?
시침 뻑 떼야 하나?
뒤늦게라도 다 토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