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닭새끼

쩌모 2013. 9. 26. 08:12

 

 불쌍한 닭새끼

 

 

 

금지옥엽 부화기 시절은 좋았지

감별사 손아귀에서 내 운명은 정해져

 

수놈

구덩이에 생매장 되는 건 그래도 순간이지

조무래기들에게 백원에 팔려가

15층 옥상에서 추락을 한다

 

암놈

품지도 못할 무정란인 줄도 모르고

세월에도 속아 하루에 두 번

밥 먹고 잠 자고 알 낳고

밥 먹고 잠 자고 알 낳고

 

치사한 인간, 사육이란 화려한 사기로

알 다 빼먹고는 화려한 양념 씌워

따끈따끈한 열탕으로 데려간다

 

저주 같은 본능

그 사람처럼 그래도 살아야 한다

사는 순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