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성게의 변명

쩌모 2013. 10. 8. 07:05

        어느 성게의 변명

 

 

내 알갱이는 그게 아닌데

다 파먹고 난 내 초라한 나머지를

더 이상 줄 것이 없는 나는 이제

덧없이 버려지겠지요

 

가져가실 것 다 가져갔다면 기쁩니다

드릴 것 다 드리지 못해 미안합니다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일과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당신의 새로운 입맛을 위해서

나는 당신의 또다른 입맛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