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만남의 어떤 이별

쩌모 2013. 10. 8. 07:10

    

  어떤 만남의 어떤 이별

 

 

당신이었소?? 어쩜 이 무슨 악연이란 말이오??

가뜩이나 어두운 눈, 저녁 들길은 연기에 휩싸여

얼마나 매운지 눈물 짜느랴 몰랐었구려. 거기에

있었는 줄. 하기야 당신도 마찬가지지. 이적까지

어디 한 데로만 헤매었소?? 조약돌로 소반 지을

테니 모래알로 떡이나 빚으시구려

 

그리도 어렵소?? 까짓것 사람 사는 세상 사람끼리

하는 일인데, 하기로 마음만 질기게 먹으면 못할 것이

어디 있겠소?? 당신의 잣대와 나의 됫박이 조금은

우스운 데가 있지만, 아주 쓸모없는 인연은 아니잖소??

잴 것도 없고 담을 것도 마뜩치 않은 세상, 둘 다 멍청한

신세인데 뭘 그러시오??

 

가시겠소?? 괜시리 해보는 소리는 아니오?? ᄄ금없는

소리도 아니고 각오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지만 가신다니

어떻하겠소? 모진 세상 모진 사람 만났었다 하지 말고

좋은 시절 좋은 사람이었다고 칩시다. 언제 어디서 또

어떻게 만날 줄 아오? 이도 그도 모두 다 우리의 밤 길.

그러면서 사는 것 아니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