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웃은 죄?
쩌모
2013. 10. 18. 07:55
웃은 죄?
누가 사탕을 잃어버렸다
눈치를 흘금 보다가 얼른 주웠다
그럴 듯하게 싸인 빈 사탕이었다
으레 딱딱하게 잡혀야 할 껍질이
푹하고 들어가는 순간
입 안에 감돌던 침은 씁쓸해지고
눈보다 손이 먼저 창피했다
죄라곤 할 수 없어도 굳이
죄라면 웃은 죄뿐인데
웃음이 나서 웃은 것뿐인데
보일 수 없는 걸 감춘 것뿐인데
버릴 땐 꾸기꾸기 꾸겨서 버릴까?
사탕이 아닌 체 버릴까?
심각한 척 꾸밀까?
같이 고뇌하는 척 할까?
그저 잘못이라면 서로
길들여지지 않은 것뿐인데
억울하게 사탕 버린 사람 탓을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