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입술물기
쩌모
2013. 10. 30. 07:33
입술물기
한잔 더 한잔 더 벌써 사차째
나는 취해 정신이 없는데
그녀 눈은 초롱초롱 이슬 반짝
어둑한 노래방을 나오며
세상에서 제일 진한 키스를 퍼붓더라나
난 취해 아무 기억 없는데
그녀는 내게 입술 물어 내란다
아늑한 찻집 한 구석
그녀와 호젓한 시간을 가졌다
내 눈을 뚫어져라 보던 그녀
눈물을 글썽이며 내게 다가와
생전 처음 촉촉한 키스를 까닭없이 퍼부었다
빼앗긴 입술 물어내라고 싸우다가
깨 보니 꿈이었다
기억에도 없는 입술
남은 것은 흔적도 없는데
아무래도 물어줄 수 없고
꿈속의 입술
생시에서 어떻게 물어줘
꿈에서나 물어줄까
꿈속의 입술물기
취중의 입술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