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자위라는 자유
쩌모
2013. 10. 30. 07:36
자위라는 자유
기대하지 않는 것은 더 큰 기쁨을 위한 자위본능이다
처음에는 놀랍던 일도 일상이 되어버리면 당연하다
그 어떤 때가 되어서 아름답게 핀 꽃을 보고
나를 위해 피었거니 생각한다 해도 내 자위이다
나의 자위는 내 자유의 도구일 뿐이다
그저 덤덤히 할일을 하고 되돌아서는 길목에
근방에서 제일 싸다는 주유소도 마다하고
나들목 근처 주유소에 들른 이유는
거기서는 서울외곽의 주요도로망지도를 주기 때문이었다
길은 많았다
경우의 수를 다 따진다 해도
수십 가지 길이 있었다
갈 때와는 다른 길을 돌아나오면서
문득 술한잔이 마시고 싶었다
부새새끼인 줄을 모두 다 알면서
굴비라고 또 다같이 속아주는 것은
혼자 굴비가 아니라고 외치기 이젠 정말 지쳐서이다
비린내가 유난히 물씬 나는 그 굴비에
소주 한잔을 곁들이면서
다시 한번 단단히 각오를 한다
나에게 자위는 자유의 한 방편이다
아닌 줄 알면서 모르는 척 또 속아 사는 것도
나에게는 자위의 한 방편이다
그래 다 그런거지 뭐 또 자위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