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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위한 발라드] 냉이
쩌모
2014. 3. 8. 17:10
냉이
길고 고된 겨울
삭풍과 폭설 속에
외로움을 잉태하며
뿌리로만 살찐 너
세상 모르는 계집애
바구니에 기다린 듯 담겨
어느 초라한 시골집
토장국 속에 몸을 풀었다
추운 겨울일수록
모질게 버텨 왔고
황량한 봄일수록
상큼한 네 향기
볼품없는 꽃 모습
못 생긴 잎사귀
그 누가 타박하랴
뿌리로만 말하는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