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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소리쟁이

쩌모 2022. 4. 6. 10:51

 

소리쟁이

 

 

길가

담장 옆

개골창

뒷간 뒤

 

널부러지고

쭈그렁이

벌레 먹은 잎

 

뒤집어 쓴

흙먼지

꺽다리 키

 

못생기고 퍼런

다닥다닥 꽃

 

뙤약볕 먼지구덩이에 검붉게

말라 죽었나?

아뇨!

싱싱하게 여무는 중이라오

 

 

 

 

소리쟁이 2

 

 

이른 새벽에

너 있는 곳을 향하여

목 놓아 소리친다

아직 살아있느냐고

못난 너지만 싱싱한 마음

아직 버리지 않고 잘 있느냐고

 

내 곁에 있어 달라고

그 때는 한 마디도 못하고

이제야 너 있는 곳을 향해

목 놓아 소리친다

그 한 마디를 못한 게 아니고

할 수 없었던 서러운 심사를

너는 아느냐고

 

네가 한숨으로 내뱉은 공기를 마시며

네가 처다보는 하늘을 보며

네가 씹다 버린 추억을 핥으며

네가 흘린 눈물을 마시며

그래 같은 땅을 어설피 딛고

죽지 않고 살아만 있다는 것만으로

나는 지금도 뿌듯하다

 

캄캄한 밤에도 너 있는 곳을 향해

소리 낼 수 없는 목소리로

목 놓아 소리 지른다

악착같이 살라고

싱싱하게 살라고

 

 

 

Rumex japonicus Houtt.

마디풀과(Polygonaceae)

소리장이, 소로지, 솔구지, 참송구지, 홍근대황(紅筋大黃)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양제(羊蹄)라고 부른다.

각지의 습한 곳에서 잘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키는 대개가 사람 허리 정도의 높이이며, 큰 것은 사람 키 정도까지 자라기도 한다.

잎은 어긋나며, 한뼘 정도 길이의 타원형.

잎 가장자리에 물결 모양의 굴곡과 약간의 톱니가 있다.

꽃은 초여름에 피며, 원추화서에 돌려난다.

열매는 수과이며 날개가 있다.

어린 잎은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