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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물봉선

쩌모 2022. 4. 6. 11:08

 

물봉선

 

물봉선은 산골짝 습지에 산다

가냘픈 꽃자루에 매달려

올망졸망 더미더미 핀다

구월 하늘 아래

푸른 수풀 속에

붉은 보라 요정

수줍어 줄기마저 온통 붉고

고깔모자 꽃받침은 감겨져 있어

그 속에 무엇이 숨었는지

아직 본 사람이 없다

 

꽃은 꽃받침 위에 둥둥 떠있고

머리에는 단정히 나비 핀을 꽂았다

바람이 산들 불면

고갯짓에 맞추어 합창을 한다

목젖이 보이도록 입을 크게 벌리고

산골짝이 무너지도록 노래를 부른다

나비가 깜짝 놀라 날아 간다

가만, 노래 소리에 놀란 것이 아니다

 

꿀을 따던 나비는 딱 벌린

죠스 아가리에 놀란 것이다

싱싱하고 날카로운 이빨

벌떡이는 아가미

목구멍 깊숙이 피로 물든 점 점

에구머니나

 

 

 

 

물봉선 2

 

 

숨겨라 구중궁궐 깊은 곳에

네 달콤한 꿀 한 보시기

 

그 꿀 한 보시기로 나를 꼬신다면야

기꺼이 고개 디밀고

사타구니 속까지 파고들어

한 방울도 남기지 않으리라

 

그런데 꿀 다 빼앗기면

너 어쩔래?

그때도 새빨간 웃음으로 나를 꼬실래

 

그러니 우리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너나 나나 다 같은 늙은 청춘

우리 꿀 이야기는 아예 없었던 걸로 치자

 

 

 

 

물봉선 3

 

 

어차피 다 가지지 못할 줄 뻔히 알면서

커다란 입 쩌억 벌리고

그래 나를 통째로 삼켜라

나에게 어차피 모 아니면 도뿐이다

 

 

네 속 구중궁궐보다 더 깊은 속내는

여자라는 어린애 같은 이유 하나로

꼬옥 꼬옥 감추고서

 

 

한번 걸려들면 미늘에 걸려

옴짝달싹 하지 못하는 줄 뻔히 알면서도

또 내가 네 입 속으로 기어 들어갈 줄

너는 미소를 지으며 기다리고 있다

 

 

 

 

 

물봉선 Impatiens textori Miq.

흰물봉선 Impatiens textori for. pallescens

노랑물봉선 Impatiens nolitangere

산 습지에서 자라는 봉선화과 일년초.

8-9월에 홍자색 노랑색 백색으로 꽃이 핌.

높이 60cm이고 줄기는 마디가 있고 다육질이며 붉다.

 

 

 

네이버 범일 스님 글

 

 

아침 저녁으로 서종사 올라 오는길을 산책 합니다.

 

매일 산책 하면서 팔운동도 하고

손바닥도 부딫치면서 걷습니다..

 

문득 저물봉선에 길가에 고랑에서

쭉 피는데 가끔 산으로 올라 간 것도 있습니다.

 

어떻게 된거지 하다가

금방 이해 하게 되었습니다..

 

한 해 한 해 해마다 조금씩 넓혀 가서

가장자리꽃이 조금 더 넓게 가고

해서 어떤 꽃은 산에도 있고

개울에는 꽥 차 있습니다..

 

그러니까 물봉선이 저렇게 개울따라

근처 산에까지 꽃이 많은 것은

일 이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지요

 

아주 오래 오래..

너무 급한 제 성격을 돌아 보는 교훈이었습니다....

 

 

 

 

나무 물봉선꽃불.....

 

 

 

네이버 풀잎 님의 글

 

 

아이들과 함께 차에 몸을 싣고 성남 고기리를 향했다.

평촌에서 가려면 인덕원을 지나 옛 한국정신문화원을 향해가면 운중교가 나온다.

오른쪽으로 곧장 달리면 되는데 넓은 길을 달리다 언덕을 넘으면

좁은도로가 나오고 안기부에서 운행하는 정보대학원이 음산하게 들어서 있다.

사거리를 지나 고기리로 가면 도랑으로 흐르는 물기따라 물봉선이 바지가랑을 잡아 당긴다.

처음 만났던 때가 어언 5년이 흘렀다.

삶이 버거워하는 후배가 바람 쐬이러 가는 곳이라고 가끔 지나던 길이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어느 여름 날,

이 녀석을 태우고 어두움을 가르고 가는데 불빛에 반짝이는 보석이 나를 사로 잡았다.

물봉선이었다.

선홍빛 짙게 머금은 자주색만이 아니다.

흰색과 노란색도 장관을 이루며 피어있었던 것이다.

뒷 차가 경음을 울리기까지 비를 맞으며 물봉선과 마음의 교감을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물봉선. 곱지만 수줍고, 수줍지만 앙칼지다.

강력하지 않지만 독성을 갖고 제 자태를 숨기지 않지만 드러내지도 않는다.

같은 과로 속하는 봉선화처럼, 건드리려 하면 씨앗을 톡 터뜨리는 탄력성 씨방을 가져서인가,

건드리지 말라고 사람들에게 경고하는 듯 세찬비에 맞서고 있었다.

외래종인 봉선화에 비해 물봉선은 토종식물이다.

그리 깊지 않은 양지바른 냇가에도 아기자기한 모습을 올망졸망 펼쳐내는 물봉선을 오래토록 우리 곁에서 만났으면 좋겠다.

 

 

 

 

네이버 s393s 님의 글

 

선정배경 :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가 한풀 꺾일 무렵, 여름과 가을의 길목에서 주위보다 체감온도가 낮은 산골짜기의 물가를 터전으로 가을이 멀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꽃이 물봉선이다. 9월에 붉은색 꽃이 절정을 이루는 물봉선은 시원하고 깔끔한 초가을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야생화이다. 대게 사람들은 이 꽃을 처음보아도 낯설기 보다는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아마도 어린 시절 손톱에 꽃물을 들이던 봉선화의 꽃모양과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꽃의 이름은 꽃모양이 마치 봉황새를 닮았다고 하는 의미의 봉선화에 물을 좋아하는 특성을 따서 붙여진 것이다. 초가을 산중의 깨끗한 물가에서 신선한 바람을 맞고 피는 물봉선을 9월의 풀로 선정하였다.

 

 

 

 

일반적특성 :

전국 산골짜기의 냇가에 자생하며 높이 3060cm 정도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줄기는 위로 곧추 자라고 전체적으로 털이 없으며 잎이 달리는 마디부분이 볼록하다. 잎은 어긋나기로 달리고 모양은 피침 또는 긴 타원형이며 가장자리에는 예리한 톱니가 있다. 꽃은 89월에 보랏빛을 띠는 붉은색으로 피는데 나팔모양에 끝이 나선형으로 말려있는 형태이다. 열매는 길둥그런 모양으로 10월에 종자가 익으면 탄력적으로 열매껍질이 터지면서 종자가 튀어 나온다. 자생지의 환경은 반 그늘지고 습기가 많은 곳으로 여러 개체가 무리를 이루며 자란다. 번식은 종자를 채취하여 뿌리거나 줄기를 잘라 꺾꽂이를 하는 방법이 있다.

 

 

 

 

쓰임새 :

관상과 약용으로 쓰인다. 물봉선의 꽃은 한여름 손톱에 물들이는 추억이 담겨있는 봉선화의 꽃모양과 비슷하지만 우리 자생식물만이 갖는 소박하고 수줍은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산에서 손쉽게 관찰할 수 있는 식물이기 때문에 굳이 우리의 생활주변에 심지는 않고 있다. 공원 습지의 응달진 곳에 씨를 뿌려 놓으면 저절로 물봉선 끼리 무리를 이루고 꽃을 피워 아름다운 경관을 이룰 수 있다. 약용으로는 민간에서 해독과 염증제거 작용이 있다고 하여 타박상과 곤충이나 뱀에 물렸을 때 사용한다. 또 어린잎은 나물로도 이용하지만 식물체에 아린 맛을 내는 옥살산칼슘(calcium oxalate)을 함유하고 있어 끊인 물에 충분히 우려내야 하고 특히, 관절염, 통풍, 결석, 위산과다증이 있는 사람은 이 식물의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유래 및 전설 :

물봉선이라는 이름은 꽃이 봉선화를 닮고 물이 많은 곳에서 사는 특성에서 붙여진 것이다. 또 속명인 임페티언스(Impatiens)는 라틴어로 참지 못하다라는 의미가 있는데 열매를 건들거나 여물게 되면 탄력적으로 열매껍질이 톡 터지는 성질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Don't touch me).’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네이버 송죽님의 글

 

 

남들은 노란물봉선꽃

하얀물봉선꽃을 잘도 찾아 내는데

색맹도 아닌데도 내 눈에는 보이질 않는

무정하고 야속한 그대여

어디서 날 기다리나...

 

여자애들이 손톱에 물들이는 데 쓰던

봉숭아(한자어로 봉선화)와 모양이 비슷하지만

물가에 주로 자란다하여 물봉선이라 한다.

물기가 아주 많은 줄기는 곧고 마디가 분명하게 툭툭 튀어나온

유독성 염료 식물이다.

 

꽃의 모양을 앞에서 보면 짐승이 입을 쩍 벌리고 있는 것 같은 무시무시한 모양이고,

옆에서 보면 종을 옆으로 뉘어놓고 줄은 매달아 둔 것 같은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다.

주로 물가에 한 데 모여 군락을 이루어 자라는데

줄기에 마주난 가지 사이에서 길다랗게 꽃대가 자라올라

그 끄트머리에서 한두 개씩 꽃이 피므로,

눈높이를 조금 낮추어 하늘을 배경으로 감상하면

마치 하늘에 걸린 종처럼 금방이라도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줄 것만 같다.

 

봉선화를 쏙 빼어 닮은 가을의 전령사로 불리우던 '물봉선'

그러나 가을의 전령사는 커녕

초여름의 전령사로 등장을 하는 철없는 물봉선이기도 하다.

여름과 가을의 길목에서

주위보다 체감온도가 낮은 산골짜기의 물가를 터전으로

자줏빛의 붉은 꽃이 절정을 이루며

 

가을이 멀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물봉선'

산림청에서는 지난해 9월의 풀로 선정하였다.

 

" 손대면 톡하고 터질것만 같은~~~"

~~이거는 유행가 가사고

열매를 살짝 건들면 톡터지는

그 맛도 잊지못할 정겨운 물봉선에 어린 추억중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