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관하여
나 여섯 살 때에도
대통령이 꿈은 아니었어
그저 쌀밥에 고깃국 먹는 게 꿈이었어
열 여덟에는 첫사랑에 울고
꽃 같은 사람이랑 알콩달콩 사는 게 꿈이었지
그러나 그런 꿈은 꾸기도 전에
나 남들 따라 학교 다닌다구
꿈이고 뭐고 다 팽개쳤지
학교 끝나면 좀 나을 줄 알았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걸 그제서야 알았어
어제가 오늘이 되고
오늘 같은 내일이 오는지 가는지 한 세월 몰랐어
니코틴처럼 중독도 아니면서
그저 삶에 휘쫓겼지
꿈이 무엇인지 알고
내가 꿀 수 있는 꿈을 골라잡았을 때
나는 더이상 꿈을 꿀 수가 없었어
더 이상 잠을 잘 수가 없기 때문에
잠 자지 못하면서 꾸는 꿈
꿈 꾸지 못하면서 자는 잠
꿈이 없는 삶보다는
꿈이 없는 꿈을 꾸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