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몰랐네

쩌모 2013. 9. 20. 08:44

 

 나는 몰랐네

 

나는 몰랐네

저리도 곱게 잠든 천사가

어젯밤에는 앙칼진 메두사였을 줄을

 

나는 몰랐네

천만리 멀리 도망가고 싶은 저 여인이

잠시전 내 몸을 달뜨게 했던 여인일 줄을

 

목마를 땐 가슴 안 아프고

배고플 땐 외롭지 않은 것

나는 진정 몰랐네

어느 여인도 여성의 부분집합이고

남자와는 결코 만날 수 없고

만나서는 아니 될 평행선이라는 것을

 

진정 난 또 모를 것이네

지금 이렇게 처절히 터득한 도를

내일은 또 까맣게 잊는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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