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몰랐네
나는 몰랐네
저리도 곱게 잠든 천사가
어젯밤에는 앙칼진 메두사였을 줄을
나는 몰랐네
천만리 멀리 도망가고 싶은 저 여인이
잠시전 내 몸을 달뜨게 했던 여인일 줄을
목마를 땐 가슴 안 아프고
배고플 땐 외롭지 않은 것
나는 진정 몰랐네
어느 여인도 여성의 부분집합이고
남자와는 결코 만날 수 없고
만나서는 아니 될 평행선이라는 것을
진정 난 또 모를 것이네
지금 이렇게 처절히 터득한 도를
내일은 또 까맣게 잊는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