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래도 미친 것 같다

쩌모 2013. 9. 20. 08:45

 

 

   나는 아무래도 미친 것 같다

 

 

나는 아무래도 미친 것 같다

길 가는 여자가 모두 예뻐 보이니까

새파란 영계나 늙수구레한 아줌마나

모두 한 번씩 사귀어 보고 싶다

 

나는 아무래도 미친 것 같다

보이는 여자 모두를 애인으로 만들어 본다

못생겼건 잘생겼건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

그저 그 품에 안겨서 새세상을 꿈꾸고 싶다

 

나는 아무래도 되게 미친 것 같다

손가락질이 대수고 끝장난들 어떠랴

조선팔도 고을마다 한 살림씩 차리고

기약없는 주색잡기로 분탕질을 하련다

 

나는 아무래도 잘못 미친 것 같다

아무 짓도 못하고 하릴없이 돌아서며

고질병으로 굳어진 끌탕질만 나무란다

애꿎은 가슴과 흰 머리칼만 탓한다

 

나는 아무래도 미친 것 같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날이면 날마다  (0) 2013.09.20
나는 했다  (0) 2013.09.20
나는 몰랐네  (0) 2013.09.20
끝장토론  (0) 2013.09.20
꿈에 관하여  (0) 2013.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