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의 문을 넘어

쩌모 2013. 9. 20. 09:14

 

내 맘의 문을 넘어
 
 

내 맘의 문을 넘어
좁은 툇마루를 지나
처음 밟아보는 낯선 남자의 방을 건너
그윽한 안마당 한켠에 피어나는 노란꽃입니다

 

몇 보따리를 잊고 두어 가지는 버려야만
나를 벗어날 수 있는 나도 힘들지만
얼핏 보이던 그 노란색을 못잊어 당신에게 가려면
문을 세 개 지나야 하는 것이 얼마나 무섭던지요

 

아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슬쩍 어여쁜 모습 잠깐만 본 죄로
그 무서운 문을 또 지나가야 합니다
그 뒤로는 아무도 모를 구중궁궐 속에서 길을 잃겠지요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죽을이름  (0) 2013.09.20
내 꺼  (0) 2013.09.20
낮에 나온 반달  (0) 2013.09.20
날이면 날마다  (0) 2013.09.20
나는 했다  (0) 2013.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