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흔적들
네 음성은
목타는 사막의 어린왕자 귀에 들리는
신기루의 시냇물 소리
네 눈빛은
새벽 숲속 풀잎 끝에 매달린
곧 사라질 반짝이는 이슬
네 손길은
닿는 것 모두 생명의 환희에 떨게 만드는
마이다스의 마법
네 가슴은
보굿처럼 갈라져 먼지 풀풀 날리더라도
젖과 꿀을 꿈꾸는 가이아의 들판
네 마음은
생과 사를 갈팡질팡하게 만드는
잠잘 줄 모르는 개구장이 파도
네 영혼은
둘 곳 없어 허공을 맴도는 한마리
빠알간 고추잠자리 날개
네 흔적은
기억도 나지 않는 외딴 타향의
황톳길에 새겨진 발자국 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