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흔적들

쩌모 2013. 9. 20. 09:30

 

  너의 흔적들

 

 

네 음성은

목타는 사막의 어린왕자 귀에 들리는

신기루의 시냇물 소리

 

네 눈빛은

새벽 숲속 풀잎 끝에 매달린

곧 사라질 반짝이는 이슬

 

네 손길은

닿는 것 모두 생명의 환희에 떨게 만드는

마이다스의 마법

 

네 가슴은

보굿처럼 갈라져 먼지 풀풀 날리더라도

젖과 꿀을 꿈꾸는 가이아의 들판

 

네 마음은

생과 사를 갈팡질팡하게 만드는

잠잘 줄 모르는 개구장이 파도

 

네 영혼은

둘 곳 없어 허공을 맴도는 한마리

빠알간 고추잠자리 날개

 

네 흔적은

기억도 나지 않는 외딴 타향의

황톳길에 새겨진 발자국 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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