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어머니 아십니까
밭 매시던 어머니 치맛자락에 매달려
울며 짜며 젖 달라 칭얼칭얼
흙 먹고 개똥 집어먹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어머니 당신은 아십니까
방죽 너머 개천가 모래밭
수숫대 사이에 심으신 감자
어머니 미소 사이로
줄줄이 달려나오던 알감자의 아린 맛
그 맛이 그립습니다
어머니 정말로 잊으셨습니까
고대하던 식구들 잠옷을 만드실 때
파자마 생겨서 좋다는 말을
잠결에 들은 동생이 벌떡 일어나
나두 줘, 나는 파자마 안 먹었어
그때 그 따뜻함이 그립습니다
무엇이 변했습니까
우리가 너무 컸습니까
당신이 너무 늙으셨습니까
또 십 년 뒤에는 분명
지금이 그립다고 말하겠지만
춥고 배고프고 서럽던 그때가
철부지인줄 몰라도 그립습니다
오남매 한결같이 어머니 아니면
세상이 모두 아니라고 믿던
그때는 어디로 갔습니까
당신만은 분명 아실 겁니다
그러고도 결코 말 아니 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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