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쩌모 2013. 10. 8. 07:14

어머니

    

 

 

어머니 아십니까

밭 매시던 어머니 치맛자락에 매달려

울며 짜며 젖 달라 칭얼칭얼

흙 먹고 개똥 집어먹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어머니 당신은 아십니까

방죽 너머 개천가 모래밭

수숫대 사이에 심으신 감자

어머니 미소 사이로

줄줄이 달려나오던 알감자의 아린 맛

그 맛이 그립습니다

 

 

어머니 정말로 잊으셨습니까

고대하던 식구들 잠옷을 만드실 때

파자마 생겨서 좋다는 말을

잠결에 들은 동생이 벌떡 일어나

나두 줘, 나는 파자마 안 먹었어

그때 그 따뜻함이 그립습니다

    

 

무엇이 변했습니까

우리가 너무 컸습니까

당신이 너무 늙으셨습니까

또 십 년 뒤에는 분명

지금이 그립다고 말하겠지만

춥고 배고프고 서럽던 그때가

철부지인줄 몰라도 그립습니다

    

 

오남매 한결같이 어머니 아니면

세상이 모두 아니라고 믿던

그때는 어디로 갔습니까

당신만은 분명 아실 겁니다

그러고도 결코 말 아니 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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