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와 장미
어린왕자 그리고 장미 한 송이
하루에 석양을 마흔 네번 보았던
그렇게도 외로왔던 외토리 왕자
장미의 가시와 말다툼 때문에
괴로와 떠나버린 왕자
오천 송이의 정원 장미를 보고
두고온 한 송이를 그리워했다
장미엔 왜 가시가 있는 걸까
공연히 심술을 부리는 걸까
아냐 자기를 지키려는 아름다움이야
장미는 자기 가시가 무서운 줄 알아
나비를 보려면 애벌레 한두마리를
참아야 하듯
장미를 보려면 가시는 참아야 했는데
내 별을 떠나선 어디서도 없는
단 한 송이밖에 없는 장미
길들여지지 않은 오천보다는
길들여진 그 한 송이
길들여지지 않은 뭇시선보다는
어우러지며 더불어 지내온
나 오직 한 송이 장미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