六年놈

쩌모 2013. 10. 18. 08:00

六年

 

 

한 놈 ; 허심탄회 하다가 허탈하여 새로운 혁명을 꿈꾼다

전쟁이 나서 절반이 죽고 새로운 세상을 새로이 세우는 것

 

한 년 ; 다 벗지도 못하고 다 껴입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살기로 작정

시력이 상당히 나빠졌다. 눈치를 하도 보다가

 

한 놈 ; 말짱 헛것이라는 망상을 알면서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배운 게 그것밖에 없으니까 도리가 없는 것

 

한 년 ; 자신은 홀라당 벗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철갑옷을 입었다

그것도 시장에서 산 싸구려 녹이 잔뜩 슬은 것으로

 

한 놈 ; 아직은 자신이 쓸모없이 자위행위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제법 멋을 내고 아는 체를 하지만 점점 초라할 뿐이다

     

한 년 ; 제법 반반하지만 그것만 믿고 있나본데 육체는 쉬이 늙지

속은 탱탱 비어 시베리아 모진 바람만 부는 걸

 

인삼은 6년근이 되면 더 이상 자라지 않지만

산삼은 들은 이야기로는 몇백 년을 산다는데

6년밖에 안 자란 6년놈을 보노라면 아직은 살맛이 난다

나는 이 여섯 년놈을 합친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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