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잘못 디딘 발 하나 때문에
내가 쳐 놓은 거미줄에 내가 걸렸다
애당초 그럴 줄을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움직일수록 더 조여드는 후회막급
시작은 달콤하고 환상적인 것
처음엔 보드랍고 가냘픈 것
몸에 익고 재미를 알 때쯤엔
이미 벗어날 수 없는 차꼬
망각의 강가에 앉아
화려했던 무죄의 역사들을 핥으며
나 돌아가리 나 돌아가리 죽어도 나 돌아가리
아무도 사랑하지 않던 무죄의 시점으로
어떤 누구도 사랑한다는 것은
되돌아갈 수 없는 죄
누구를 완전히 사랑할 수 없는 것은 더 큰 죄
그 어느 누구를 버릴 수 없는 것은
삼승에 저주를 받고 삼족이 멸해야 하는 대역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