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쩌모 2013. 10. 30. 07:37

 자유

    

 

잘못 디딘 발 하나 때문에

내가 쳐 놓은 거미줄에 내가 걸렸다

애당초 그럴 줄을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움직일수록 더 조여드는 후회막급

 

시작은 달콤하고 환상적인 것

처음엔 보드랍고 가냘픈 것

몸에 익고 재미를 알 때쯤엔

이미 벗어날 수 없는 차꼬

 

망각의 강가에 앉아

화려했던 무죄의 역사들을 핥으며

나 돌아가리 나 돌아가리 죽어도 나 돌아가리

아무도 사랑하지 않던 무죄의 시점으로

 

어떤 누구도 사랑한다는 것은

되돌아갈 수 없는 죄

누구를 완전히 사랑할 수 없는 것은 더 큰 죄

그 어느 누구를 버릴 수 없는 것은

삼승에 저주를 받고 삼족이 멸해야 하는 대역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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