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거장에서
오가는 사람들
스쳐가는 열차들
모두 갈 곳이 있다
할 일이 있다
나는 어디로 갈까
무엇을 해야 할까
구석 벤치에 쪼그리고 앉아
담배연기에 비치는 풍경은
이방인들 같다
어디든 갈 수 있어도
할 일이 없는 것은
고달픈 자유이다
어제가 오늘이 될 수 없다는 것
너무도 잘 알면서
글로리아 밴더빌트의
슬픈 싯귀가 떠오른다
?한 아이가 살고 있어
날마다 내일은 내일은
오늘과 다르리라 기대하며
살았답니다?
이 짧은 동화가
나의 목을 뜨겁게 한다
무엇을 기다리는가
갈 사람은 다 갔다
갈 기차도 다 갔다
올 사람 올 기차도
또 갈 것이다
기다려야 할 것은
이미 사라져 버렸고
불확실한 내일만 기다리고 있다
정거장에서 나는
오늘과 다를 것 없는
내일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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