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라 그리 애닯아 하는가
작년 겨울은 유난히 포근했네
기상대에서는 십여 년만의 이상난동이랬지
몸이 가난한 우리들에게
따뜻한 겨울이란 더없는 은총이라네
마냥 가슴이 시렸던 내게도
십여 년만의 따뜻한 겨울이었지
살아있음에 보람을 느끼고
정성을 쏟은 대상을
뜨겁게 지켜보는 가슴에
시베리아의 동장군인들
맥을 추었겠나
그 여리고 가엾은
철부지 연인을 알지
시간차와 착각 때문에
이상과 현실을
서성이고 바장이다가
이제는 피안의 세계로 가버린
나의 마지막 피그맬리온 말일세
그 포근했던 겨울 덕택에
이 봄 이렇게도 황량하게
황사는 눈 앞을 어지럽히고
봄바람은 야윈 품을
파고드는 걸까
꽃잎이 눈 되어 쏟아지는 시절에
가면 다시 아니 올
나그네 세월을
무어라 그리 애닯아 하는가
잠시 쉬어가는
그저 주막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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