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엔 공정거래위원회가 없다
사랑엔 사기죄가 없다
사랑엔 거짓말 참말 구별이 없다
사랑엔 어느 누구의 책임도 없다
전등사 도편수야
술집여자 손 만져보았고
허벅다리 눈길 한번 주었다면
그걸로 네 봉급 다 날렸다 한들
바보처럼 울지 말거라
더군다나 원한에 사모쳐 사랑하던 여자를
나녀상으로 깎아 대웅전 지붕을 이게 하지 마라
사랑에 사기가 없다면 이 세상 얼마나 삭막하랴
사랑에 공정거래를 적용한다면 갓난애도 웃겠다
난 착한 네 심성을 아나니
사악한 기운을 쫓기 위해 원숭이를 깎은 줄 안다네
자신이 사랑에 못이 박힌 후세인들이
자신을 버리고 간 사랑을 미워라 하면서
도편수가 돈 갖고 도망간 술집여자를
벌거숭이로 깎아 대웅전 처마 틈에 끼워놓았다고
너스레를 떤다는 것을 잘 안다네
사랑은 황홀한 사기로 아름답고
사랑은 불공정거래로 위대한 것이다
그것이 사랑의 본질임을 늦게 깨달을수록
그대만 사랑의 피해자가 되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