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이 안 되는
무릎이 가끔 아픈 하나뿐이 다리로
터덜터덜 걸어서 안과에 다녀왔네
한양대 병원 안과는 언제나 만원이네
하나뿐이 눈도 녹내장에 백내장
의사는 안 보일 때쯤 백내장을 수술하자는데
아직은 전봇대와 사람을 구별한다네
병원 온 김에 이십 년 전에 다니던 곳
병원 뒤쪽 간판 없는 술집을 찾아보다가
낮엔 국수집 밤엔 포차하는 집을 찾았네
이십년이 지나도 재개발이 안 되는 그 곳
내 신세 같아서 반가움에 한참을 보다만 왔네
언제 구질구질한 날 잡아 한번 들려봐야겠네
2023 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