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과 껍데기

쩌모 2013. 9. 20. 08:22

 

 껍질과 껍데기

 

 

호두는 껍데기라 하고

토란은 껍질이라 한다

 

누구는 빛나는 태양 아래

껍데기처럼 단단하게 웅크리고

고소한 속살을 만든다

누구는 축축한 땅속 숨어

껍질처럼 부드럽게 웅크리고

하얀 속살을 품는다

 

그러나 그 사람은

두 얼굴의 사람

단단한 우렁이의 껍질 속에 천사를 꿈꾸고

껍질도 없는 민달팽이로 운명을 기어 건넌다

 

어느 것이 진짜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한 번 꼭 묻고 싶다

얼룩말은 검은 바탕에 흰줄이냐

흰 바탕에 검은 줄이냐고

 

우렁이는 밤에 처녀로 바뀔 때

껍데기를 나와 맨살로 일한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에게  (0) 2013.09.20
꽁초  (0) 2013.09.20
  (0) 2013.09.20
까치감  (0) 2013.09.20
길들기  (0) 2013.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