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깔 그리고 색깔
태초의 고향을 떠나
천지를 가로지르며 헤매던 너는
부딪치는 그 순간에
너를 버려야 한다
한때는
모든 희망을 품고
무엇이든지 될 수 있고
어디든지 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오직 만난 이 지금에
네 모든 것을 다 쏟아야 한다
모든 것을 버려야만 오로지
한 가지 색깔로 다시 태어나는 너
하지만 그것은 교과서의 전설일 뿐이다
때로는 어느 곳에서
미치지도 못한 채 미친 척하며
길지도 못하면서 영원을 꿈꾸며
또다시 뫼비우스의 띠를 떠돌아야 한다
또 가자
어차피 너는 가다가 부딪칠 운명
가는 것이 너의 의무이듯이
부딪치는 것이 너의 자유이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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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다 모르고 있다
나는 지금 빛인가 색인가
한때는 빛인 줄 알았는데
지금은 색도 아닌 것 같다
빛과 색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빛이 어느 사물에 부딪쳤을 때 색이 된다
그러나 그 색도 파장이라는 빛을 거쳐 우리 눈에 들어온다
그러면 색은 무엇일까
나는 아직도 빛과 색을 구별 못하고 있다
구별 못한다기보다
구별하는 인식이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