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울에서
간밤에 내린 가랑비에
살이 제법 붙었다
돌돌돌 물물물
태초부터 억겁의 시간을
숱하게 물은 돌고 돌고
돌은 허구한 날 기다리며
저 바위에서 동글동글 길들었건만
물은 돌을 끼고 돌며
가자 가자 보채고
돌은 물을 잡고
있자 있자 달랜다
물은 어제의 물이 아니고
돌 또한 아까의 돌이 아닌데
서로 보내고 또 떠나고도
서로를 탓하며 돌돌돌 물물물
다가올 물 또한 가버린 물
부딪칠 돌 또한 지나친 돌
몸 한 번 뒤척이면 그게 그건데
무명에 한숨 지으며 아직도
돌돌돌 물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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