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울에서

쩌모 2013. 10. 13. 17:00

여울에서

 

        

 

간밤에 내린 가랑비에

살이 제법 붙었다

돌돌돌 물물물

 

 

태초부터 억겁의 시간을

숱하게 물은 돌고 돌고

돌은 허구한 날 기다리며

저 바위에서 동글동글 길들었건만

 

 

물은 돌을 끼고 돌며

가자 가자 보채고

돌은 물을 잡고

있자 있자 달랜다

 

 

물은 어제의 물이 아니고

돌 또한 아까의 돌이 아닌데

서로 보내고 또 떠나고도

서로를 탓하며 돌돌돌 물물물

 

 

다가올 물 또한 가버린 물

부딪칠 돌 또한 지나친 돌

몸 한 번 뒤척이면 그게 그건데

무명에 한숨 지으며 아직도

돌돌돌 물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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