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장

쩌모 2013. 10. 13. 17:07

    

     연습장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하던 60년대

연습장 살 돈이 없어서 누런 양회봉지에 썼지

몽당연필에 침 발라 쓰던 그때 그 연습장

다 쓰곤 그 양회봉지도 뒷간으로 갔지

 

동전 몇개면 하얀 스프링화일 연습장이 지천인 지금

나는 또 인생을 연습한다

누런 양회봉지에 몽당연필 침 발라가며

다 썼다고 버릴 수도 없는 내 연습장

 

 

나는 언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몇 백 원짜리 연습장에

볼펜으로 휙휙 갈겨쓰는 인생연습을 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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