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마음
아니 올 것 같고
언제 올까 싶더니만
슬며시 어느샌가
품안에 왔소이다
바람 한 오라기
오색 한 움큼
어느 것 하나 가을이 아니리까
기다리는 마음보다 저만치 앞서
가을은 개구장이처럼
살그머니 산과 들로 달려가오이다
올 것만 같고
아니 올 리 없다지만
어시긴 애저녁에
틀린 것 같소이다
바람 속에 그 목소리
단풍 속의 그 모습
어느 것 하나 님이 아니리까
기다리는 마음은 찬바람 되어
님의 넋은 철부지처럼
스산히 가슴으로만 파고드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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