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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위한 발라드] 아무에게나 쓴 편지

쩌모 2014. 3. 8. 16:45

 

아무에게나 쓴 편지 

   

 

아무나 보세요

이렇게 시작되는 편지는

꼭 누군가가 보아야 할 편지입니다

그가 누군지

어디에 있을지를 모릅니다

그가 저를 모르듯

저도 그를 모릅니다

다만 우리는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모르는 아무에게나 쓴 편지는

주소를 몰라

한 번도 편지를 받은 적이 없는 분

이렇게 썼답니다

우체부가 그 사람을 찾는다면

그는 신이 나서 답장을 쓸 거예요

그러나 답장을 저는 못 받아요

쓰는 것만으로 행복한 저는

제 주소를 아니 썼거든요

하지만 그는 분명히

또 다른 아무에게나 편지를 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