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부쳐

쩌모 2013. 9. 19. 21:27

  4월에 부쳐

 

 

 

한 순간 멈춤없이

빠르지 않게

느리지도 않게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더도 덜도 말고 똑같이

 

 

악착같은 용기를 갖고

한세상 더러 잊고 살다보면

사랑처럼 눈 깜작할 사이

빛보라로 확 번져오는 것

 

여린 끝가지는 늘 용감하다

실핏줄부터 돋아나는 생명

돌돌돌 돌틈을 휘감고

사사삭 가랑잎을 헤집고

 

가난한 연인의 눈빛처럼

모지라진 어머니의 손길처럼

젖 보채는 아기의 입술처럼

4월은 겨울의 끝이 아니라

화려한 여름의 전주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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